쌍용 코란도.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라는 좋은 이름을 가진 이 차량은 상단 이미지로 많이 기억되는 차량 중 한대입니다. 지금은 네티즌들에게 가장 많이 훈수(?)를 듣고 있는 차량이 되었습니다. 어쩌다가 한 시대의 아이콘 같은 차량이 네티즌들에게 많은 비판을 듣게 된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코란도의 정체성입니다. 많은 대중들은 코란도가 이전 모터쇼에서 공개한 각지고 투박한 XAVL 컨셉트카를 계승한 디자인으로 나오길 원했고, 일부 언론에서도 코란도가 XAVL의 디자인을 계승한 오프러더 스타일의 차량이 될 것이라는 보도를 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코란도의 경우, XAV 혹은 XAVL 컨셉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 SIV라는 다른 컨셉트카의 디자인을 따라가는 차량이었죠. 사실 이 부분은 쌍용차 관계자들의 공식 혹은 비공식적인 입장으로 확실해진 부분이었으나, XAVL의 컨셉을 따라간다는 오보가 넘쳐 흘렀던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튼 지프형 코란도가 부활한다고 알고 있었던 대중들 입장에서는 쌍용차가 배신(?)을 때려버린 것이 돼버린 거죠.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드실 겁니다. "왜 쌍용차 높으신 분들은 대중들이 원하는 오프러더형 컨셉을 적용하지 않았을까?"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선택을 이해하려면 알아보려면 2세대 코란도의 판매량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코란도는 그다지 재미를 본 차종이 아니다.
사실 코란도가 시대의 아이콘 같은 차량은 맞지만, 쌍용차에게 큰 이득을 안겨준 그런 자동차는 아니었습니다. 출시 초기에는 월 1천여 대가 팔렸고, 2000년대 들어오면서 월 3000대 정도가 팔린 차종이지만 그다지 히트작은 아니었습니다.
월 3000대면 많은 거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만. 그 당시 쌍용차는 비싼 대형 SUV인 렉스턴을 코란도보다 더 많이 팔고 있었습니다. 싸고 저렴해서 많이 팔아야 이득인 코란도가 월 3000여 대 정도 팔릴 때, 적게 팔아도 이득이 많이 남는 대형 SUV인 렉스턴을 월 4000여 대를 팔았습니다.
렉스턴은 이탈디자인의 주지아로가 디자인을 맡은 차량으로, 매끈하고 세련된 차량이었습니다. 각지고 투박한 오프로더인 코란도와는 완전히 다른 도심형 럭셔리 SUV로 알맞은 차량이었죠. 세일즈 포인트 또한 거칠고 강인한 오프로더가 아닌'럭셔리 세단의 품격과 주행성능 갖춘 신개념 SUV' 였고, 이러한 점이 시장에서 먹혔습니다.
그 뒤로 위기에 빠진 쌍용차를 구한 난세 영웅 또한 오프로더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2015년 첫 선을 보인 티볼리였죠. 강인한 이미지를 가졌지만 도심형 크로스오버의 세련됨을 갖추고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은 차종입니다. 티볼리의 인기는 렉스턴을 훌쩍 넘어서서 쌍용차 최단기간 30만 대 판매를 달성한 차종으로, 지금은 소형 SUV의 대표적인 아이콘 같은 차량이죠.
렉스턴과 티볼리 케이스에서 볼 수 있듯이, 쌍용차는 오프로드 자동차가 아닌 도심형 차량으로 재미를 보고, 위기를 탈출했습니다. 이러한 성공 케이스와 이미 8년 동안 도심형 SUV의 이미지를 가진 코란도를 굳이 오프로더 컨셉으로 만들 필요를 느꼈을까요?
그렇다면 '오프로더 컨셉' 볼 수 없는 것인가?
아직 실망하기는 이릅니다. 쌍용차의 경우, 대부분의 컨셉트 차량들이 양산형 모델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XIV 컨셉트카는 티볼리로, LIV 컨셉트카는 렉스턴, 그리고 SIV 컨셉트카는 코란도. 이런 식으로 최근 몇 년 사이에 나온 컨셉트카들은 모두 양산형 차량으로 출시가 된 것이죠. 최근 컨셉트카 중에서 아직 양산 모델이 출시되지 않은 차량은 두 차종입니다.
바로 XAV와 XAVL이죠. 이 프로젝트들이 어떤 차량의 베이스가 될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아마 프로젝트가 진행되다가 여러 이유로 취소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과거 차량을 떠올리게 하는 차량들이 전 세계적으로 출시되고 있고, 히트를 치는 차종 또한 많기 때문에 쌍용에서도 각진 옛날 오프로더 스타일의 차량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진=쌍용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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